G20 개최로 경제부처 협상력 업그레이드

의장국경험ㆍ국제인맥 경제외교에 큰 자산

“체계적 전수 방안 마련해 국제무대서 계속 활용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의제를 최일선에서 조율해온 기획재정부 등 경제ㆍ금융부처의 국제 협상 능력이 이번 회의를 계기로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기획재정부와 G20정상회의준비위원회 등에 따르면 G20이라는 세계의 중심 무대에서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막후 협상을 진두지휘한 경험은 향후 경제외교 무대에서 큰 자산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런 경험을 더욱 체계적으로 전수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중재경험과 국제인맥 ‘귀중한 자산’

그동안 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경제부처들은 안보문제를 비롯해 자유무역협정(FTA), 도하개발어젠다(DDA) 등 통상 전반까지 포괄하는 외교통상부에 가려 상대적으로 국제무대에서 협상 및 중재 능력을 제대로 검증해볼 만한 위치에 있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거시경제 차원에서 긴밀히 공조하는 것이 절실해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국제 관계의 핵심 이슈가 ‘경제위기 극복’에 집중되면서 탄생한 G20 재무장관 회의가 정상회의로 승격되고, 재정ㆍ금융ㆍ환율ㆍ보호무역주의ㆍ무역불균형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엇갈리는 다자 경제외교 현장에서 한국이 신흥국으로서는 처음으로 G20 의장국을 맡았다.

G20 주무부처인 재정부를 주축으로 한 경제부처의 ‘외교력’을 수많은 참가자가 자신의 이해관계를 주장하는 다자무대에서 승부를 겨뤄볼 만한 절호의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재정부의 윤증현 장관과 신제윤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의 이창용 기획조정단장 등은 각각 G20 재무장관회의 의장과, 차관회의 의장, 의장국 교섭대표(셰르파)를 맡아 미국, 중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 G20의 핵심 국가들을 잇따라 접촉, 이해관계를 막후 조율하며 ‘서울 선언’의 기반을 다졌다.

이들뿐 아니라 재정부와 G20 준비위원회의 국장급과 과장 및 서기관, 사무관에 이르기까지 실무진 역시 주요 협상테이블의 막후에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귀중한 ‘현장학습’을 했다.

정부 당국자들이 지난 1년간 각국 협상테이블을 돌며 해당국 상대들과 얼굴을 맞대며 구축한 국제 인맥은 앞으로 한국의 경제 외교에 든든한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자들 “정말 많이 배웠다” 한목소리

실제로 G20 정상회의의 최일선에 섰던 당국자들은 모두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고 입을 모았다.

의장국 교섭대표로 중재의 고비마다 ‘정치적 판단’에 직면했던 이창용 G20 기획조정단장은 지난 12일 ‘서울 선언’이 나온 직후 기자들이 소회를 묻자 “27개 국가가 모여 매일 협상을 하는 가운데 유럽인들로부터 협상의 기본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며 “서울 회의를 통해 우리 공무원들이 실력이 업그레이드되고 더욱 국제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 지배구조 개혁작업 등에 참여해온 김용범 G20 국제금융시스템개혁국장은 “자국의 이해관계가 걸리면 다른 나라들은 ‘저렇게 사활을 걸고 끝까지 가는구나’라고 많이 생각했다”며 “장관들이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만큼 주요 국제현안을 훤히 꿰는 모습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권해룡 G20 무역국제협력국장도 “큰 회의에 참석해보고 주재해본 경험이 있지만, G20 같은 큰 무대에서 의제설정을 주도해본 건 사실 처음”이라며 “예전에 일했던 방식들과 비교해봐도 정말 많이 배웠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자 간 협상에 익숙했던 정부가 G20이라는 다자 무대에서 의장 역할을 했다는 점은 두고두고 자양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박복영 국제거시금융실장은 “당사국들의 이해관계가 양자 간 협상보다 훨씬 복잡하게 얽힌 분야에서 다자간 이슈를 주도하고 그동안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복잡한 국제금융 문제를 의장으로서 조율해봤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경험”이라고 평가했다.

◇의장국 경험, 후배들에 체계적으로 전수해야

이런 귀중한 경험을 어떻게 정부 자산으로 남겨 향후 국제무대에서 활용할지는 정부가 고민해야 할 과제다.

실제 국제금융과 세계경제의 판도를 결정하는 서울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한 인원은 재정부와 G20 준비위원회 등 소수의 고위 당국자들로 국한되기 때문이다.

이들이 향후 인사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현직에서 은퇴할 경우를 대비해 후배들에게 G20 의장국으로서의 생생한 경험을 전수할 수 있다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KIEP 박복영 실장은 “이번 경험을 통해 앞으로 글로벌 경제이슈에서 우리의 입장을 어떻게 정리해서 국제무대에 목소리를 전달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며 “의장국으로서 이견을 조율하고 중재를 했던 소중한 경험을 후배 공무원들에게 어떻게 체계적으로 전달할지를 계속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백서 발간 등을 통해 G20 무대의 중재 및 협상 경험을 기록으로 남길 계획이다. 여기에다 G20 의장국의 노하우를 워크숍 등을 통해 공유하는 등 동료와 후배 공무원들에게 더욱 체계적으로 전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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